에르메스, 미국에서 가격 인상 단행: 10% 관세를 전면 상쇄하는 전략적 결정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Hermès)가 미국 시장에서의 가격 인상을 공식 발표하며 다시 한 번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이번 조치는 2025년 5월 1일부터 적용되며, 미국 정부가 부과한 10%의 관세를 전면 상쇄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입니다. 에르메스는 전통적으로 연 1회 가격을 인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올해는 예외적으로 추가 인상을 단행하기로 한 것입니다.

에르메스의 이번 발표는 단순한 가격 조정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글로벌 럭셔리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급변하는 경제·무역 환경 속에서도 수익성과 브랜드 가치를 지켜내려는 의지를 드러낸 조치입니다.

 

미국에서의 관세 대응: "전면적인 상쇄"

뉴욕 타임스퀘어

에르메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에릭 할구에(Eric Halgouët)는 기자들과의 브리핑에서 “10%의 미국 관세를 완전히 상쇄할 수 있는 추가 가격 인상을 준비 중이며, 이는 모든 제품군에 적용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구체적인 인상률을 밝히지 않았지만, “매우 구체적인 대응책이며 이미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미 올해 초 전 세계적으로 6~7%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에르메스는, 이례적으로 미국 시장에 한해 추가 인상을 예고한 것입니다. 이는 그만큼 미국 시장의 중요성이 커졌으며, 관세 부담을 고객에게 직접 전가하더라도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자신감을 반영합니다.

 

1분기 실적: 미국 포함 전 세계적 성장세 유지

2025년 1분기, 에르메스는 전 세계적으로 8.5%의 매출 증가를 기록하며 긍정적인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특히 ‘아메리카’ 지역의 매출은 전년 대비 13.3% 증가해 6억9500만 유로를 기록하며, 전체 성장세를 견인했습니다.

할구에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전역에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미국 시장은 3월에 ‘모든 도시에서 매우 훌륭한 성과’를 보이며 분기 실적을 마무리했습니다.

초기에는 재고 부족과 악천후—로스앤젤레스의 산불로 인한 매장 폐쇄, 플로리다 등 이례적인 눈폭풍—등의 영향으로 다소 어려움을 겪었으나, 3월에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브랜드 충성도와 회복탄력성이 높은 미국 소비자층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다른 지역 실적도 ‘탄탄’

미국 시장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에르메스는 견조한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 아시아-태평양 (일본 제외): 2.7% 증가, 19억7000만 유로 달성
• 일본: 17.9% 급등, 4억2100만 유로
• 유럽 (프랑스 제외): 12.7% 증가, 5억100만 유로
• 프랑스 본토: 14.2% 증가, 3억5700만 유로

특히 일본 시장은 현지 고객들의 꾸준한 수요에 힘입어 고성장을 이뤘고, 아시아 전체에서도 안정적인 매출 흐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는 팬데믹 이후 해외 관광객 수요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현지화 전략이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에르메스 vs. LVMH: 시가총액 역전의 의미

이번 실적 발표와 함께 에르메스는 프랑스 증시 CAC 40 지수 내에서 시가총액 기준 1위 자리를 LVMH로부터 탈환했습니다. 이는 단지 실적 수치 이상의 상징적 의미를 갖습니다.

에르메스는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를 중시하며, 느린 성장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프리미엄’을 지향해온 브랜드입니다. 반면 LVMH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대규모 마케팅을 통해 빠른 확장을 추구해 왔습니다. 이러한 두 전략의 차이 속에서, 에르메스가 시장에서 보다 안정적인 신뢰를 얻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럭셔리 시장의 향방: ‘가격 저항’은 없다

에르메스의 이번 가격 인상은 단순히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브랜드의 희소성과 가치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럭셔리 소비자는 단순한 상품이 아닌 ‘경험’과 ‘정체성’을 구매합니다.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가격 인상은 오히려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시키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가격이 오를수록 수요가 줄지 않고 유지되는 ‘기펜재(Giffen goods)’의 성격을 일부 명품 브랜드가 갖고 있다는 경제학적 분석도 있습니다.

 

결론: 가격 인상, 위기 아닌 기회

Hermès의 미국 가격 인상은 단기적으로는 일부 소비자들의 반응을 유도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이고 수익성도 제고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입니다. 미국이라는 핵심 시장에서의 가격 정책 변화는 다른 명품 브랜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향후 럭셔리 시장 전반의 가격 구조 재편을 예고하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럭셔리 시장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글로벌 정치·경제 환경 속에서도 ‘가치 중심 소비’를 기반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으며, 에르메스는 그 중심에서 다시 한 번 리더십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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