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MH 모엣 헤네시, 1,200명 감축 예고…‘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생존 전략

헤네시 코냑

세계 최대 럭셔리 그룹 **LVMH(루이비통 모엣헤네시)**의 와인·스피릿 부문, **모엣 헤네시(Moët Hennessy)**가 전 세계 인력의 10% 이상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이는 팬데믹 이후 호황을 누리던 럭셔리 주류 시장이 급격한 정상화와 소비 둔화를 겪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번 발표는 2025년 5월 1일 노동절 전날, 직원들에게 전달된 사내 영상 메시지를 통해 공식화되었으며, 영상에는 **모엣 헤네시의 CEO 장자크 귀오니(Jean-Jacques Guiony)**와 **부사장 알렉상드르 아르노(Alexandre Arnault)**가 직접 등장해 발표의 무게감을 더했습니다.

 

왜 지금 인력 감축인가? - 호황 후 찾아온 시장의 냉기

LVMH는 지난 2020~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홈파티 문화와 프리미엄 소비 증가에 힘입어 모엣(Moët), 돈 페리뇽(Dom Pérignon), 헤네시(Hennessy) 등의 주류 브랜드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2023년부터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 샴페인과 코냑 수요의 급속한 정상화
• 중국 소비 시장의 위축
• 미국의 고금리·소비심리 둔화
•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중 관세 정책 부활 가능성 등
  여러 거시 경제 요인이 겹치며, 2024년 모엣 헤네시 매출은 전년 대비 11% 하락, 2025년 1분기에도 8% 추가 감소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실적 악화 속에서, 경영진은 “2019년 수준으로 인력을 되돌린다”는 목표 아래, 인건비 절감을 통한 구조 재정비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인력 감축 방식: '조용한 구조조정'

이번 감축은 흔히 말하는 대규모 정리해고가 아닌, 자연 퇴사자 미충원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 현재 모엣 헤네시의 전 세계 인력은 약 9,400명
• 그중 1,000~1,200명 규모를 단계적으로 감축
• **사회적 계획(PSE)**은 실시하지 않으며, 노조와의 마찰을 피하려는 의도도 엿보입니다.

 

이는 프랑스 내 기업들이 자주 사용하는 방식으로, 외부 반발을 최소화하면서도 비용 구조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수단입니다.

 

향후 사업 추진 방향: '고급화+디지털+시장 다변화'

모엣 헤네시는 단순한 비용 절감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음과 같은 중장기 전략 변화를 함께 시도하고 있습니다:

 

1. 포트폴리오 고급화 강화

• 기존 모엣, 돈페리뇽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넘어 ‘슈퍼 프레스티지’ 제품군에 투자 확대
• 한정판, 빈티지, 크래프트 증류주 등 고마진 상품 중심의 제품 전략 수립

 

2. 미국 의존도 줄이기

• 현재 미국은 전체 매출의 34%를 차지하지만, 향후 라틴 아메리카, 동남아, 중동 시장 확대를 추진
• 특히 사우디, UAE 등 고소득 신흥국 시장에서 럭셔리 소비층 확대 노림

 

3. 디지털 채널·D2C 강화

• 기존 유통 구조(도매·면세점)에서 벗어나, 직접 판매(Direct-to-Consumer) 채널 확장
• NFT 인증 한정판, AI 기반 맞춤형 셀렉션 등 디지털 경험 중심 소비 전략 검토

 

4. 지속가능성 투자 가속화

• 고급 소비층의 환경 인식 변화에 맞춰 친환경 포장, 저탄소 생산, 윤리적 조달 강화
• ESG 평가 등급을 높이는 방향으로 브랜드 신뢰도 제고

 

럭셔리 시장의 전환점: LVMH의 이번 선택이 던지는 메시지

전통적으로 불황에 강하다고 여겨지던 럭셔리 산업도 이제는 팬데믹 이전으로의 회귀가 아닌, ‘새로운 소비자 시대’로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 과거처럼 수요 증가에 따른 생산 확대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고,
• 브랜드 가치 보존 + 구조적 효율성 확보가 기업 생존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모엣 헤네시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축소’가 아니라, 미래 전략에 대비한 체질 개선이자, 럭셔리 업계가 맞이할 새로운 질서의 서막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