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약국, 왜 하루에 하나씩 문을 닫고 있을까?

프랑스에서는 매일 약국 한 곳이 문을 닫고 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단순히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약국 업계 전반에 걸친 심각한 위기 상황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왜 프랑스의 약국들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지, 그 원인과 영향, 그리고 해결 방안까지 분석해 보겠습니다.

프랑스 어느 약국 전광판 이미지

1. 약국 폐업의 주요 원인

첫 번째 원인은 경제적 압박입니다. 프랑스의 약국들은 국민건강보험(Assurance Maladie)으로부터 약값을 낮추도록 지속적인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약을 저렴하게 판매해야 하는데, 정작 약국의 운영 비용(인건비, 전기세, 임대료 등)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약국 운영 수익이 점점 줄어들면서, 약사들은 직원 해고와 근무시간 단축 등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이러한 조치는 약국의 문을 닫게 만드는 악순환을 불러옵니다.

두 번째 원인은 후계자 부족입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약국의 40%가 향후 5년 이내에 매각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특히 시골 지역에서는 약사가 은퇴한 후 약국을 인수할 사람이 없어 폐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도시에서는 약국들이 합병하여 살아남는 경우도 있지만, 농촌 지역에서는 대체 약국이 없어 주민들이 더 멀리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2. 약국 폐업이 미치는 영향

약국 폐업의 가장 큰 문제는 지역 주민들의 건강 접근성 약화입니다. 특히, 시골 지역에서는 약국이 유일한 의료기관인 경우가 많아 약국이 사라지면 기본적인 의약품 접근조차 어려워집니다. 고령자나 만성질환 환자들이 더 큰 불편을 겪게 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또한, 의료 시스템 전체의 부담 증가도 우려됩니다. 약국이 사라지면 경증 환자들이 병원 응급실로 몰려 더 큰 의료비용이 발생하고, 의료진의 부담이 커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약사는 단순히 약을 판매하는 역할이 아니라, 경미한 질환에 대한 조언과 예방접종, 건강검진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입니다.

 

3. 약국 업계의 대책과 미래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프랑스 약국 업계와 정부는 몇 가지 대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 수익성 강화: 약국의 이윤 구조를 재조정하여 기본적인 운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는 약사들이 환자들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유도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 ‘어머니-자회사 모델’ 도입: 약국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한 지역에 기존 약국의 지점을 설치하여 최소한의 운영 시간만 유지하는 방안입니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이 최소한의 약국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 약사의 역할 확대: 현재 약사들이 수행하는 예방접종, 검진, 상담 서비스 등을 확대하고 이에 대한 보상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충분한 수익 구조가 보장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한 대책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4. 결론

프랑스의 약국 폐업 문제는 단순히 한 산업의 위기를 넘어, 지역 사회의 건강 접근성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제적 압박, 후계자 부족, 지역 간 불균형 등 복합적인 원인이 얽혀 있는 만큼, 약국의 수익성 강화와 약사의 역할 확대, 새로운 모델 도입 같은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약국은 단순한 약 판매점이 아니라,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는 최전선에 있는 중요한 의료 기관입니다. 이들이 계속 문을 닫게 둔다면, 결국 더 큰 의료 비용과 건강 불평등이 초래될 것입니다. 프랑스 정부와 약국 업계가 힘을 모아 지속 가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입니다.